비타민 D, 나이 들수록 꼭 챙겨야 하는 이유
호주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그리고 요양원에서도 꽤 오랜 시간 근무하면서, 나는 수많은 노년층 환자들을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 공통점 중 하나는 대부분의 고령 환자들이 비타민 D를 꾸준히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단순히 병원 권유로 먹는 걸까?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이상이었다.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비타민 D는 나이가 들수록 ‘기본 중의 기본’처럼 여겨지는 영양소다.
특히 햇빛 노출이 적은 환경에서 생활하거나, 활동량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나 역시 그걸 실감하고 있다.
예전에 내 친구 중 한 명은 피부과 의사였는데, 안티에이징에 관심이 무척 많았다. 좋은 크림이나 시술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할 줄 알았지만, 그 친구가 했던 말이 꽤 인상 깊었다.
“다른 건 몰라도, 난 비타민 D만큼은 매일 꼭 챙겨 먹어. 진짜 중요해.”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나도 슬슬 비타민 D를 그냥 넘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비타민 D는 단순히 뼈 건강만을 위한 게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문제가 되는 면역력 저하, 우울감, 근육 약화, 골다공증, 만성 통증 등 다양한 증상들과 깊게 연결돼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 낙상 사고가 잦아지는 이유 중 하나도 비타민 D 결핍과 연관 있다는 연구들도 많다.
그렇다고 무작정 챙겨 먹자는 얘기는 아니다.
건강검진이나 혈액검사를 통해 내 몸에 정말 필요한지, 얼마나 부족한지를 체크해보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적어도, 40대 중반을 넘기고 있다면 한 번쯤은 ‘나는 비타민 D가 충분한가?’ 자문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나 역시 이전에는 큰 관심 없던 영양소였지만, 지금은 일상 루틴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보조제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어르신들, 특히 건강 관리를 꾸준히 해온 분들일수록 예외 없이 비타민 D를 잘 챙기고 있다는 걸 보면서… 이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의미 있는 습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때는 단순한 ‘햇빛 비타민’
비타민 D는 흔히 ‘햇빛만 잘 쬐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비타민’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특히 50대 이후가 되면, 피부에서 비타민 D를 합성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활동량도 줄어들며 실내 생활 비중이 높아진다.
자외선 차단제, 긴 옷차림, 겨울철의 짧은 해 등은 비타민 D 생성 자체를 막는 요인이 된다.
내가 일하고 있는 멜버른은 햇빛이 강한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병원에 오는 많은 환자들이 비타민 D 결핍을 겪고 있다.
외형적인 날씨와는 별개로,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다.


왜 중장년층에게 더 중요한가?
비타민 D는 나이가 들수록 단순한 보조제가 아니라, 기초 체력을 지탱해주는 기본값에 가깝다.
근육량이 줄고, 회복 속도가 느려지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이기도 하다.
특히 활동량이 줄어드는 중장년층은 햇빛을 충분히 쬐기도 어렵고, 체내 합성 능력 자체도 떨어지기 때문에 외부 보충이 더 중요해진다.
즉, 나이 들수록 그냥 살아가는 것 자체를 조금 더 덜 힘들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게 비타민 D다.
1. 골다공증 및 골절 예방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도와 뼈를 건강하게 유지해준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 혹은 운동량이 줄어든 중장년층은 뼈의 밀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영양소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노인 골절 예방을 위해 비타민 D 보충을 권장하고 있다.
2. 근육 기능 유지 및 낙상 예방
비타민 D는 근육 수축과 신경전달에 관여한다.
60세 이후에는 근육량 감소, 균형감각 저하 등으로 인해 낙상 위험이 높아지는데,
충분한 비타민 D 수치가 있는 경우 낙상 위험이 20~30%가량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3. 우울감과 인지기능 저하 예방
비타민 D는 뇌에서 세로토닌(Serotonin)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에 영향을 준다.
세로토닌은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우울증, 무기력, 불안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 중 햇볕을 잘 못 쬐는 분들은 우울 증세가 뚜렷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최근에는 비타민 D 수치와 치매 발병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들도 이어지고 있다.
비타민 D가 부족할수록 인지기능 저하의 속도가 빠르다는 보고도 있다.
영양제로 먹는 게 좋을까?
비타민 D는 음식으로 섭취하기엔 한계가 있다.
등 푸른 생선(고등어, 연어), 달걀노른자, 간 등에도 포함되어 있지만, 충분한 양을 섭취하려면 매일 매끼 먹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은 햇빛 + 보충제 조합을 통해 수치를 유지한다.
✔️ 복용 전, 혈액검사 권장
- 일반적인 권장 섭취량은 하루 800~2000IU
- 하지만 개인마다 결핍 정도가 다르므로, 혈액검사를 통해 25(OH)D 수치를 확인한 후 복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 심한 결핍의 경우, 의사의 처방 하에 고용량(한 주에 50,000IU) 단기 투여를 하기도 한다

비타민 D 고를 때 이것만은 확인하자
D3 형태인가? | D2보다 D3(콜레칼시페롤) 형태가 체내 흡수율이 더 높음 |
지용성 비타민인가? | 반드시 식사와 함께 섭취해야 흡수율이 올라감 |
칼슘과 병용 여부 | 같이 먹을 수 있지만 신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용량 조절 필요 |
국가 승인 제품인지? | TGA(호주) / 식약처(한국) 등 공식 인증 여부 확인 |
과유불급, 너무 많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
비타민 D도 지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과잉 섭취 시 체내에 축적되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 혈중 칼슘 수치 상승
- 메스꺼움, 복통, 구토
- 장기간 과잉 시 신장결석, 신부전 위험
따라서 6개월~1년에 한 번은 수치를 점검하면서 복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남들이 먹는다고 덩달아 복용하는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보충이 중요하다.
마무리
요즘엔 유튜브, 블로그, 심지어 병원 홍보 영상까지 “비타민 D만 먹으면 만병통치”라는 메시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간호사로서 오랜 현장을 지켜보며 느낀 건, 어떤 영양제든 ‘기본’ 이상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비타민 D는 분명히 중요한 영양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균형 잡힌 생활, 적절한 식사, 꾸준한 움직임과 함께할 때 비로소 진짜 효과를 발휘한다.
빛을 쬐고, 내 몸의 신호를 듣고, 과장이 아닌 근거에 기대자.
그게 진짜 건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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