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사람들은 안작데이날 무엇을 할까?
오늘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매년 4월 25일에 기념하는 중요한 국가기념일, 안작데이(ANZAC Day) 이다.
안작데이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매년 4월 25일에 기념하는 중요한 국가기념일이다. 이 날은 제1차 세계대전 갈리폴리 전투에서 싸운 호주와 뉴질랜드 연합군(ANZAC)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기도 하지만, 이후 모든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의 용기와 희생을 추모하는 날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호주 사람들에게 안작데이는 단순히 하루 쉬는 공휴일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 싸운 이들의 희생을 기리고, 그들의 용기와 정신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날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진지한 마음으로 이 날을 맞이하고,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추모와 기념을 이어간다. 그렇다면 호주에서는 안작데이를 어떤 식으로 기념할까? 또 사람들은 이 특별한 날을 어떻게 보내는지 함께 살펴보자.
새벽 추모식(Dawn Service)
안작데이의 시작은 대부분 새벽 추모식으로 열린다. 새벽 5시 30분쯤부터 호주 전역의 전쟁기념관이나 묘지에서 추모식이 진행된다. 많은 사람들이 어두운 새벽에 모여 묵념을 하고, 국가를 제창하며, 전사자들의 이름을 부른다. 이때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We will remember them)"라는 문구가 자주 사용된다.
이 새벽 추모식은 매우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며, 전 세대가 참여한다. 특히 군복을 입은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이 주요 인물로 참석하고, 아이들은 학교나 지역 커뮤니티 단위로 행사에 참여한다.
퍼레이드(March)
추모식이 끝난 후에는 주요 도시에서 퍼레이드가 열린다.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같은 대도시에서는 도심 한복판을 따라 참전용사, 군인, 경찰, 소방관 등이 행진을 한다. 사람들은 길가에서 이들을 환호하며 박수로 맞이하고, 종종 붉은 양귀비꽃을 가슴에 달고 참전용사들을 기린다. 이 퍼레이드는 가족 단위로 관람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전쟁의 역사와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교육적 기회로 여겨진다.
Two-up 게임
안작데이에는 특별히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전통적인 도박 게임이 있다. 바로 Two-up이라는 게임이다. 동전을 두 개 던져 앞면과 뒷면이 어떻게 나오는지 맞추는 단순한 게임인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것이다. 이 게임은 평소에는 불법이지만 안작데이 하루 동안은 대부분의 펍에서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은 퍼레이드 이후 근처의 펍에 모여 Two-up을 즐기며 전우애를 느끼고, 술 한 잔 기울이며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호주 전통 간식 '안작 비스킷(ANZAC Biscuit)'
안작데이에는 특별한 음식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작 비스킷(ANZAC Biscuit)이다. 이 비스킷은 전쟁 당시 군인들에게 보내졌던 음식으로, 귀리, 밀가루, 설탕, 코코넛, 버터, 황금시럽 등을 넣어 만든다. 유통기한이 길고 쉽게 상하지 않아서 전쟁터에서도 유용했다. 지금도 이 날이면 집에서 안작 비스킷을 구워 먹거나, 마트나 빵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추모 분위기
안작데이는 하루 종일 추모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TV와 라디오에서는 전쟁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 그리고 참전용사들의 인터뷰가 끊임없이 방송되고, 뉴스에서도 각 지역에서 열리는 안작데이 행사들을 집중 조명한다. 많은 호주 사람들은 이 날을 단순히 쉬는 날로 여기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모여 전쟁의 의미,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역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조상들의 희생과 나라를 위한 헌신을 다시금 떠올리는 시간을 갖는다. 호주인들에게 안작데이는 단순한 공휴일이 아니라, 국가 정체성을 되새기고 공동체로서의 유대감을 확인하는 중요한 날이다. 새벽의 추모식으로 시작해 퍼레이드, 전통 게임인 Two-up, 그리고 안작 비스킷과 술을 나누며 하루를 보내는 이 날은, 호주 사람들의 문화와 정신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만약 이 시기에 호주에 머물고 있다면, 안작데이를 직접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그날의 분위기 속에서 호주라는 나라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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